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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절로 응급실에 가다(ft. 수술)

심플굿 2022. 12. 1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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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다니던 퇴근길에 남편이 어이없이 넘어졌습니다. 못 움직이겠다고 하여 응급실에 갔는데 어이없게도 팔이 네 군데나 골절되었습니다. 더 이상 20대도 30대도 아닌 50대로 가고 있는 나이이니 생각해보면 마냥 어이없지만은 않기도 하고요. 여러분들도 평소에 미리 생각해두시길 바라며 경험을 공유해 봅니다.  

 

1. 급하게 갈 병원을 미리 생각해두자 

당연한 얘기 같지만 평소 때 미리 생각해두지 않으면 정말 생각이 안 납니다. 저도 '당연히' 그냥 가장 가까운 차병원으로 급하게 갔어요. 분당 차병원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지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차병원에 의료 사고가 많아 몇 년 전부터 사람들이 가지 않는다' '손님 열 중 차병원에 만족했다는 손님들은 극히 드물다'는 것은 택시 기사님께도 직접 들은 말입니다. 분당에는 유명한 정형외과가 많지요. 심지어 차병원 바로 옆 건물인 '바른 세상 병원'은 친정 엄마가 발목 수술하신 후 아주 만족하신, 유명한 병원입니다. 그리고 그 심야 시간에 집에서 10분이면 도착하는 분당 서울대병원도 있었는데. 그런데 저는 차병원으로만 직진했습니다. 왜? 차병원만 생각났어요. 평소 때 생각해두지 않아서, 그냥 무의식적으로. 그래서 결론은, 여러분은 배우자와 평소에 반드시 상의하시고 미리 긴급하게 갈 병원을 정해 두세요. 아이들에게도 일러두시고요. 다음에 부모님 댁에 방문하실 때 부모님께도 일러두셔야 합니다. 저희 시부모님은 아버님이 한번 쓰러지셨는데 그때 어머님께서 당황하셔서 아들들한테 전화를 하셨어요. 그리고 다행히 아버님 몸을 좀 추스르신 후에는 원래 가시던 동네 병원으로 가셨더라고요. 차로 10분 거리에 대학병원이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스무 번 말씀드렸습니다. 이런 상황이 또 발생하면 절대 아들들에게 전화하지 마시고 반드시 그 대학병원으로 직행하시라고요. 

 

2. 넘어지면 큰일난다고 합니다(의사 말)

넘어지는 것,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넘어져서 팔이 골절되다니, 운이 진짜 나쁘다? 그런데 의사 말이 팔, 특히 어깨 가까이를 다치는 경우는 당연하지만 목, 머리가 가깝기 때문에 목이나 머리를 쉽게 다친다고 합니다. 그래서 심각한 경우로 이어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다고 합니다. 제 한 건너 지인도 아주 건강한 40대였는데 넘어져 모서리에 부딪히고 허망하게 사망했습니다. 여러분, 똑바로 걸어주세요. 핸드폰 보면서 걷는 거 정말 위험합니다. 

 

3. 대학병원은 응급실로 접수해야만 빠른 진료로 이어진다 

이것도 당연하다고요? 저는 처음 겪는 일이라... 허둥댔답니다. 초진의 경우 대학병원은 예약하고 가야 하고 그 예약 후 진료라는게 며칠 몇 주를 기다려야 하지요. 초진을 응급실로 접수하면 그다음 진료를 빠르게 잡아줍니다. 죽을 것 같이 팔이 아픈데 천으로 된 덜렁거리는 팔걸이만 해주고 3일 후에 진료 오라는 차병원 응급실의 말에, 남편은 팔이 흔들릴 때마다 고통스러워하며 "처음부터 서울대병원으로 갔어야 했........."이라고 울부짖었어요. 네티즌들의 의견은 분분했습니다. 서울대병원 응급실은 hell이다, 하루 종일 기다려야 한다... 다행히 저희는 2시간? 정도 기다리고 바로 응급실 진료를 봤습니다. 그래서 서울대병원은 달랐냐고요? 천 팔걸이 대신에 팔을 얹어서 고정할 수 있는 지지대로 갈아 주더라고요. 남편이 훨씬 편해했어요.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4. 다음 주는 수술

골절로 응급실에 간 후 2주간 매 주 엑스레이를 찍으며 경과를 관찰했습니다. 뼈가 자연스럽게 붙길 본다고 했는데 행운이 따라주지 않아 뼈가 조금씩 벌어지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 수술합니다.  친정 엄마, 시어머니, 각각 한 번씩, 그리고 저도 수술을 한번 해봐서 보호자의 역할에 대한 대략적인 경험이 있습니다. 남편은 수술이 평생 처음이라 떨고 있고요. 다음 주는 수술 후 환자 관리와 보험 청구에 대해서, 의도한 바는 전혀 없었는데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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